전편에서 윌리엄 모리스가 주창한 < 예술과 공예 운동>의 흐름 속에서 탄생한 램프 디자인을 보여드렸는데요,
같은 시기의 유럽 대륙, 특히 프랑스는 아름다운 시절 즉 벨 에포크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었고,
우리에게 익숙한 아르누보라는 디자인 양식이 새로운 유행을 선도하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예술이란 의미를 가진 아르 누보는 19세기 예술 전반에 영향력을 끼치던 아카데미 예술에 대한 반동으로 탄생하기 시작한 예술 사조로,
자연물 특히 꽃이나 식물 덩굴 등에서 따온 장식적인 곡선을 특징으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 활약한 예술가들은 자신들이 삶의 예술에 관한 모든 부분들,
즉 건축과 공예품 등에 대해 직접 작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르누보의 대표적 예술가로는 프랑스의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오스트리아의 구스타브 클림트 등이 있죠.
아르누보는 전통적인 예술작품 보다, 공예품이나 공연 포스터,
책의 삽화 등에 많은 영향을 끼친 편인데, 로트렉의 그래픽 포스터인 1893년 작
그리고 아르누보에 관해서는 잘 모르더라도 다음의 이미지는 어딘가 본 듯한 익숙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데요,
체코의 아르누보 예술가인 알폰세 무카의 작품입니다.
지금까지도 액자, 시계, 장식 벽지, 스티커 등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의 디자인에 적용이 되고 있어서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영미권을 중심으로 발달했던 소박한 <예술과 공예 운동>에 비해, 아르누보 스타일은 훨씬 화려한 디자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당시 유럽 대륙의 뛰어난 제작 기술에 힘입고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의 다양한 금속주조 기술과 유리 가공 기술을 보유한 당시의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뛰어난 예술성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곡선의 유려함과 장식미 등이 가미된 화려한 램프들을 탄생 시키고 있습니다.
Osiris series Lamp,
1900-1906 by Friedrich Adler (위),
Umbels lamp, 1902 by Émile Gallé (아래)
그리고 이런 디자인 사조는 당연히 미국의 일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특히 여전히 유럽의 귀족 사회와 문화를 동경했던 뉴욕 등에서는 이런 화려한 스타일이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뉴욕에서 활동했던 대표적인 아르누보 예술가로 루이스 티파니가 있습니다.
그는 뛰어난 유리 가공 기술을 활용해서, 꽃봉오리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램프를 선보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다양한 색을 집어넣어 멋지게 꾸민 스테인드글라스 기법으로 만든 갓과 세밀한 금속공예 기법을 활용한 꽃잎 모양의 받침으로 이루어진 아르누보 시대를 대표하는 Pond Lily 테이블 램프를 만들어 냈는데, 뉴욕의 아르누보 전성기를 보여주는 이 멋진 램프는 지난 2018년 뉴욕 크리스티의 경매에 출품되어 당시로는 공예품 사상 최고가였던 337만 달러 (한화 약 38억 원)의 가격으로 낙찰됩니다.
세상의 모든 흐름과 움직임은 올라가면 내려오게 마련인데요, 과연 이 ‘아름다운 시절’과 아르누보가 정점을 찍고 나서 어떤 경향이 이들을 대체하고 있는지 다음 시간에 계속해서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