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드 특별기획
가구의 역사 시리즈
-조명의 역사-
조명은 인테리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실내를 밝히기 위한 기능적 측면만 많이
강조되기도 하지만, 실제로 인테리어가 끝난 후의
완성도는 조명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연극 무대나 영화의 세트에 사용되는 조명에 의해 각
장면마다의 분위기가 얼마나 바뀔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모두들 조명의 효과에 동의하시게 될 겁니다.
그렇기에 미국의 유명한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앨버트
해들리는 “디자인은 빛과 그림자에 의해 규정된다.
그래서 적절한 조명은 가장 중요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조명이지만 실제로 개개인이 실내
공간을 꾸밀 때 선택할 수 있는 조명 장치는 한정적입니다.
공간을 밝히는 일반적인 목적으로 천정에 설치하는
조명이나 벽에 설치하는 조명은 설계와 전기 공사 등이
필요해서 공간 전체에 대한 개보수 계획이 있지 않는 한
개인이 간단하게 하기는 어렵죠.
그렇다 보니,
보통 조명하면 많이 떠올리시는 상품은 아무래도 테이블
램프와 플로어 램프 그리고 간단한 월 램프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서 이번 시리즈에서는 테이블
램프와 플로어 램프 등을 중심으로 디자인의 변천 과정과
시대별 대표적인 디자인 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류가 빛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현생 인류의 시작만큼이나 오래되었죠. 심지어 기원전부터 이미 양초와 기름 등을 이용해 어둠을 밝혀 왔는데요, 하지만 조명 디자인은 어떤 계기를 통해 급속한 발전을 하게 됩니다. 바로 전구의 발명이죠. 1875년 헨리 우드워드는 세계 최초로 전등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게 되며, 이 특허를 사들인 에디슨은 이로부터 몇 년 후 우리가 알고 있는 필라멘트 방식의 전구를 개발하여 전 세계에 빛을 공급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19세기 말 탄생한 전기 조명은 디자인적으로, 당시 산업혁명으로 인한 대량생산(현재의 대량생산과는 결이 다르지만 그 이전의 수공업 시대와 비교해서)이 초래한 단순하고 조악한 디자인에 반감을 보인 영국의 윌리엄 모리스에 의해 주창된 <예술과 공예 운동>과 맞물려 새로운 계기를 맞게 됩니다.
윌리엄 모리스는 영국의 유서 깊은 귀족 출신이지만
중산층 출신의 아내를 맞게 됩니다. 당시 귀족사회에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사건이었다고 하는데요, 레이디 모리스는
이런 계급 차이로 인한 차별 때문에 귀족 집안의 일원이
되었지만 당시 보수적인 귀족사회에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소셜 라이프에 많은 제약이 생겨납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게 된 모리스는
그의 아내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자신들이 함께 지내는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기 시작합니다.
특히 자신이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벽지를 만들게 되고
이 벽지들이 대중들에게도 관심을 받기 시작하며 유명한
윌리엄 모리스 디자인 회사(현재의 모리스 앤 코)가
탄생하게 됩니다. 수채화에 능했던 그는 화려한 꽃이
반복되는 패턴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 윌리엄 모리스가 주창한 <예술과 공예 운동>은 세기말에 대 변혁을 일으키고 있던 미술 음악 등과 맞물리며 영국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꽤나 인기를 끌며 발전해 나가게 되는데 이런 예술 사조 하에서 제작된 당시 테이블 램프는 그렇기에 유리나 도자기 같은 공예품을 램프의 하부 받침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크고, 상단의 갓 부분을 수작업을 통해 장식하는 패턴을 많이 따르고 있습니다.
윌리엄 모리스의 램프 (위),
네덜란드계 미국 공예작가인 더크 반 어크의 램프 (아래)
같은 시기 유럽 대륙은 영국과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여기에 관해서 다음 편에서는 아르누보라는 당시 유럽 대륙을 휩쓸던 문화 사조가 램프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