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에서 소개 해드릴 미드 센추리 모던은 미국의 시대적 상황과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경제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미국은 새로운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됩니다. 전쟁을 지나며 미국에서는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거대한 소비시장이 탄생하게 되는데, 이 소비시장에 유럽의 다양한 인테리어 디자인들이 소개됩니다.

당시 미국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것은 덴마크를 중심으로 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들이었고, 그렇다 보니,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 미드 센추리 모던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건축가들을 중심으로 한 뛰어난 디자인 제품들과 이태리의 미드 센추리 모던 디자인들 중에서도 지금까지 디자인의 아이콘이 된 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전에 소개해 드렸던 모더니즘의 디자인 언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기에 이번 편에서는 다양한 디자인들을 보여드리는 쪽으로 미드 센추리 모던에 대한 소개를 할까 합니다.

Eerio Saarinen’s Tulip lamp

지금 관점으로는 너무나 일반적으로 보이는 프레임 디자인은 에로 사리넨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한 디자인계의 혁신이었습니다. 그가 디자인한 테이블과 의자에서 처음 사용된 프레임 모양을 한번 보시죠.

이 디자인 이전의 테이블과 의자 하부는 대부분 4개의 다리를 가진 지지대 형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에로 사리넨은 이렇듯 4개의 지지대가 균형을 이뤄 안정감을 주는 관습적인 디자인을 버리고 하나의 통일된 하지만 하부가 크고 상부로 올라가며 점점 가늘어져 상부의 무게 밸런스를 정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창조해 냈습니다.

George Nelson’s ‘Half-Nelson’ table lamp

이 시기의 디자인들은 기능에 충실한 단순한 디자인과 이를 통한 대량생산 등을 주요 모토로 삼고 있었습니다. 조지 넬슨의 이 램프는 상단의 갓 부분이 움직이게 디자인 되어서 불빛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아이콘인 머쉬멜로우 소파처럼 원형 형태의 디자인이 눈에 들어옵니다.

Achille Castiglioni‘s Arco lamp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미국을 제외하고 이 시기의 디자인을 말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이태리의 카스틸리오니가 디자인한 이 플로어 램프는 그런 어려움을 단번에 해결해 주는 아주 혁신적인 디자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무거운 베이스를 활용해 새로운 공간에 광원을 위치하게 해주는 이 램프는 마치 멀리서 우리의 밤을 밝혀주는 달처럼 거실 공간의 한 가운데에 빛을 만들어 냅니다.

Arne Jacobsen’s AJ Table light (SAS Royal Hotel, Copenhagen)

1956년에서 1960년 사이에 건축이 이루어진 코펜하겐의 SAS Royal Hotel은 건축 뿐 아니라 인테리어에 사용된 가구와 조명 그리고 식기와 소품 등을 통해 미드 센추리 모던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건축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AJ 램프라고 부른 이 램프도 그 중에 하나인데요, 그의 유명한 의자 디자인들처럼 간결하고 기능적인 디자인 미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드 센추리 모던 시대의 램프 디자인을 일일이 소개하려면 끝이 없을 것 같네요. 가장 대표적으로 꼽힐 만한 네 가지를 살펴보았고, 다음 편에서는 미드 센추리 모던 이후에서 현대까지의 다양한 램프 디자인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