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편에 걸쳐 초기 램프 디자인 경향들을 알아보고 있는데 이번 편에서는 아르데코 시절 탄생한 램프 디자인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먼저 아르데코에 대해 간단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 시기의 대표적 소비층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많은 부를 축척한 유럽의 부르주아들로, 이들은 이전까지 왕족과 귀족만이 누리던 가구와 인테리어 같은 생활의 호사품에 점차 관심이 깊어집니다. 이런 흐름으로 점점 커지고 있는 가구와 인테리어 시장은 1차 세계 대전 이후 유럽을 제치고 새로이 경제 대국으로 떠오르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탄생과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는데, 이런 와중에 1925년 문화와 예술의 중심으로 세계 최고의 위치를 견고히 하고 있던 파리에서 세계 최초의 인테리어 박람회가 열립니다.
이름 하여 “Exposition Internationale des Arts Décoratifs et Industriels Modernes” 영어로 하면 Modern Decorative and Industrial Arts 일 텐데요, 대략 국제 모던 ‘장식과 공예’ 전시회라고 설명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역사상 최초의 인테리어 장식과 가구 관련 전문 박람회로 알려져 있는 이 전시회의 명칭에서 art deco란 이름이 유래됩니다. 그러니까 art deco가 예술과 데코란 의미가 아니라 decoration arts 즉 장식 공예라는 의미였던 것이죠.
이름의 유래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기의 공예 예술가들은 인테리어에 필요한 장식품을 향한 고조된 소비자의 관심을 자신들의 작품에 반영하기 시작한 시대이기에 새로운 스타일의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아르데코 스타일은 변화하는 시장에 맞추어, 이국적인 무늬의 원목들, 강렬하고 과감한 장식 요소들, 그리고 상아와 금박 같은 고가 소재가 장식을 위해 아낌없는 사용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려한 <위대한 개츠비>의 장면들이 떠오르시나요?
이 시기의 가장 대표적인 램프 디자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Raymond Subes – Table light (1922)
파리 박람회 3년전에 등장한 파리의 금속공예가 Raymond Subes의 이 테이블 램프는 화려한 아르 누보를 연상케 하는 나뭇잎 모티브의 금속 베이스에 모더니즘의 경향이 묻어나는 돔 스타일의 상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Clement Rousseau – Table light (1923)
이 램프는 외형적인 특징이 가지고 있는 비례와 직선미 등은 새로운 모더니즘의 언어를 사용하지만 제품 제작에 사용된 최고급 원목과 상어의 외피인 shagreen등의 소재를 통해서는 아르데코의 특징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René Lalique – Camelia table lamp (1928)
이 램프 역시 반복되는 장식 패턴과 독특한 유리 공예 기술이 사용된 상단부등을 통해 아르 데코 디자인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3개의 독특한 테이블 램프 디자인을 통해 아르 데코 스타일에 대해서 약간의 맛을 보셨다면 다음 편에서는 다시 모더니즘이 등장하는 미드 센츄리 모던 시대의 램프 디자인들을 만나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