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드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강정태 : 건축, 인테리어, 가구, 조명...공간과 관련된 디자인을 하는 JTK랩의 강정태 소장이라고 합니다.

로마드 : 로마드는 어떤 사람들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세요?

강정태 : 선구자적인 사람들, 얼리어댑터같은. 디자인 얼리어댑터든, 라이프스타일 얼리어댑터든. 그러니까 경험을 빨리 하고 싶고 그것들에 대한 갈증이 심한사람들. 하지만 이런 갈증은 모든 사람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단지 누가 먼저 느끼고 누가 먼저 행동하느냐 그 차이에요. 정해진 삶이란 없어요. 정해진 시간은 있죠. 고민하고 행동이 늦어질수록 그 시간은 가거든요. 그러면 빨리 선택하고 빨리 움직이는게 훨씬 좋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더 많이 누리니까.

스포츠카의 비애라는 말이 있어요. 스포츠카는 나이 들고 돈 많을 때 살 수 있는데, 스포츠카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나이는 젊을 때이거든요, 아이러니하죠. 하지만 가구는 그거보다 조금 더 가까운거라고 생각해요. 좋은 조명 산다고 해서 오랫동안 돈 모을 필요가 없어요. 내가 커피 몇잔, 술 한잔 안마시고 충분히 내 삶으로 가져올수 있거든요. 그게 주는 만족감은 돈으로 못 사죠.

로마드 : 그러면 로마드 상품들 중에 소장님이 특별히 애정이 가는 상품이 있을까요?

강정태 : 노모스 테이블 같은 경우, 영국에 있을때부터 제가 좋아해서 쓰던 제품이고, 오래된 역사가 있는 제품이죠. 또한 90년대에 한국에서는 수입 제품들을 구하기 힘들었을 때, 선물로 받은게 아르테미데 톨로메오 조명인데, 그 당시 귀한 것이었기 때문에 애정이 가죠. 그리고 리처드 사퍼의 티지오 같은 거는 저도 몇 개 갖고 있는데, 예전에 전시를 하면서 어렵게 구한 게 생각이 나네요.

로마드 : 소장님은 제품을 선택할 때 기준이 있나요?

강정태 : 제가 봤을때는, 선택한 제품들을 자기의 공간에 가지고 왔을 때 기존에 쓰던 혹은 경험하던 것과 차이가 많이 날수록 저는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차이라는게 불편함, 편리함의 차이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이 업그레이드 되는 것을 느껴야 된다고 생각해요. 내가 돈을 썼는데 쓴거 이상의 효과를 가져다 줘야 되잖아요. 물건 샀을 때 내가 쓴만큼만 느끼고 싶은게 아니라 그것 보다 훨씬 많이 느끼고 싶거든요. 저는 디자인도 하고 설계도 하지만, 그 전에 소비자이기도 해요. 제가 사용해본, 그리고 여전히 사용하는 상품들이 로마드에 많이 있는데, 로마드가 제공하는 상품들은 소비자들이 선택 했을 때 후회가 없는 그런 상품들인 것 같아요.

로마드 : 소장님이 생각 하시는 디자인의 중요성은 뭘까요?

강정태 :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와해돼 있는거 같아요. “디자인은 좋은데 쓰기 불편하다”, 이건 디자인이 아니에요. 사용자 입장에서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까 고민하는 것이 디자이너들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인이 잘못되면 삶의 질이 떨어지는거고. 1%의 특별한 사람들만 즐기는게 좋은 디자인이 아니라, 99% 100%가 즐기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모든분들한테 전해질 수 있도록 하는게 디자이너가 하는 일이지 싶고 저희(디자이너)가 그런것에 대한 생각을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로마드 : Authentic(정품)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강정태 : Authentic 제품이 주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가 제품을 설계할 때 엄청난 초기 아이디어를 가지고 하거든요. 그 아이디어가 생산(manufacturing) 과정에서 제품으로 탄생하고 그 제품을 저희가 쓸 때, 디자이너가 설계할 때 생각한 개념들을 다 느낄 수 있거든요. 그런데 만약에 Authentic하지 않은 물건이다 하면, 그러한 제품들은 쌀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제품들은 그만큼의 시간과 정성을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에 싸게 팔수 있거든요. 제가 안타까운 것은 그런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Authentic한 제품이 가지는 강점, 혹은 느낌을 알 수 없다는 것이에요. 단지 유사한 룩으로만 만족할 수 있어요.

만약에 우리가 그런 제품들만 사용하게 되면, 딱 그정도, 유사성이 주는 느낌만 느낄 수 있어요. Authentic한 물건에 대한 존중이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그런 사용하지 않거나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요.

로마드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부탁드립니다.

강정태 : 어렵게 생각하지말고 이게 내 공간에 있다면, 아니면 “내 삶에 이게 들어온다면” 하고 대입할 수 있으면 좋겠고, 이것들이 어렵거나, 비싸거나 턱이 높은게 아니라고 인식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로마드에서는 그 턱을 더 낮춰줘서 제가 바라는 것처럼 모두가 좋은 디자인을 즐기게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