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상상한 스테이케이션
STAYCATION : PT. 1”
‘여름’이라는 단어에 자석처럼 붙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휴가’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여름이 다가왔고 휴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이번 여름에는 어딘가 떠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모두가…
휴가지에서 맛집 앞 줄 서다가 땀나는 팔끼리 부딪히는 것보다 더 불쾌한게 있을까?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 또, 그동안 굶주렸던 숙박업소와 상인들은 가격을 Space-X Falcon에 태워서 우주로 보낼 것만 같다.
사실 휴가의 근본적인 목적은 휴식이다. 휴식은 몸과 마음이 쉬는 것. 그러니 어디 나가기 전에 제대로 쉬자. 나를 위한 완벽한 스테이케이션을 상상해보자.
출처 : aram.co.uk
해가 뜬 다음.
휴가 때 보통 잠은 실컷 자니 지나치게 침대에만 누워 있다 보면 쉽게 나태해질 것이다. 이제 거실로 나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나의 몸을 잘 아는 편한 의자에 나를 맡겨보자...
MR Chaise Lounge and Barcelona Chair
에어컨 바람으로 적당히 차가워진 가죽에 피부가 닿는 순간 긴 잠으로 인한 찌뿌둥함도 한 순간에 사라진다. 브루스 웨인과 제임스 본드가 세계를 구하다가도 앉아서 쉰다는 바로 그 의자. 나도 사무실에서 매일 업무와 싸우다가 오는데, 어쩌면 나도 현대사회의 히어로가 아닐까...몽상에 빠지곤 한다.
B&W Formation Duo
땡볕을 피해서.
시원한 공기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내 안의 장기들까지 깨운 것 같으니, 이제 정신을 깨울 차례다. 역시 음악만한게 없지 싶다.
편한 의자에 앉아 내가 좋아하는 음악 듣는 것만큼 더 편한 휴식이 이 세상에 더 있으려나. 누구는 음악을 음질, 밸런스, 출력 등과 같은 단어들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나한테 음악은 경험이다.
B&W Formation and Devialet Phantom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경험은 좌우 스피커의 중간에 앉아서 높이는 딱 내 귀 높이에 맞춰서 듣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음악 속으로 들어간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해가 질때쯤.
이렇게 음악도 듣고 맛있는 점심도 먹고, 오후엔 영화도 보고, 의자에 앉아서 책도 읽다 보면 벌써 해가 저물고 있겠지. 역시 하루의 최고의 마무리는 술이 아닐까 싶다. 쓴 술 말고, 와인이나 위스키 같이 맛이 있는 술. 또 그런 술은 분위기와 곁들여 마셔야 제대로지.
Flos IC F1 & F2
모든 집 안 분위기 메이커는 조명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밤하늘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바로 별과 달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조명은 별과 달을 집으로 들여놓을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일몰 후엔 집에서 밤하늘을 켜보자.
Flos IC F1
이런 달빛 아래, 창문 너머 밖을 바라보며 Bill Evans의 “Darn that dream” 틀어놓고 맛있는 술 한잔은... 이번 휴가의 제대로된 마침표가 될 것만 같다.
글쓴이 : Philipp H.